Travel(Overseas)/200612-도쿄-일본
2006/12/27 - 하코네
주미스
2007. 3. 29. 10:05
어제 동경에서의 첫날 여행은 비가 많이 와서 제대로 된 구경을 못해서 많이 아쉬웠지만,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 하코네 온천관광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내가 온천을 무지 좋아하는데, 일본에서는 워낙 온천이 유명하니까 안 가볼 수가 없다.
그리고 오기 한달전부터 태호랑 같이 좋은 곳을 찾아서 일본 전통 여관도 예약을 해두어서 아주 기대가 컸다. 사실 요즈음 한국에서도 일본료칸 여행이라고 해서 이오스 여행사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은 태호가 든든하게 가이드를 해 줄테니 더욱 멋진 여행이 될 것 같았다.
하코네는 도쿄근교의 유명 휴양지 중에 하나로 온천과 후지산 설경을 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후지산을 보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하는데, 일단 가서 한번 구경해봐야겠다.
1. 하코네 가기
하꼬네로 출발하는 아침은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좋았다. 어제도 이런 날씨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이라도 이렇게 좋은 것에 더욱 감사하면서 점심무렵에 집을 나왔다. 일단 태호집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하코네 프리패스를 사기 위해서 신쥬쿠역으로 갔다
김치양이 이정도만 나온다 |
점심식사로 먹은 마파두부 |
그런데 일단 프리패스를 어떻게 사긴 했는데, 하코네 가는 열차를 타러 들어갈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열차표를 어딘가에 넣고, 그 다음에 하코네 프리패스를 이용해서 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입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좀 고민을 하고 있었다.
태호가 일단 역무원에게 가서 물어보니, 두개의 표를 동시에 넣으면 하코네 프리패스만 다시 나온다는 거다. 조금 의아해하면서 일단 해보니까 우리가 타고왔던 표는 안 나오고 하코네 프리패스만 나왔다. 혹시나 신쥬쿠까지 와서 하코네로 갈 사람들은 유의하기 바란다.
신쥬쿠에서 하코네까지 가는 열차는 다양하게 있다. 얼마나 많은 역을 서느냐에 따라서 가는 시간은 다르지만, 대충 2시간이면 충분히 가는 것 같다. 추가로 700엔정도인가를 더 주면 로망스카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것을 타고 가면 일단 자리가 편하고 1시간 40분 정도면 하코네 유모토역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는 갈 때는 일단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서 일반 열차를 타고 갔다.
하코네가 관광도시라 그런지 온통 열차에는 놀러가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다들 친구들끼리 모여서 즐겁게 주말을 즐기기 위해서 가는 것 같았다. 다행히 내가 간 날은 주말이 아니라서 덜 붐비는 것 같았다.
달려달려 하코네 유모토역에 도착을 했다. 하코네 유모토역은 그렇게 크진 않지만, 이곳에서부터 하코네의 관광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코네 유모토
하코네 유모토역 내부 |
하코네 유모토역 내부 |
01234
역앞에 기다리고 있는 버스들
유카타를 입구서 |
유카타 겉옷을 입고 |
사실 하코네는 여인 중심의 그런 도시란다. 그래서 주로 할머니같은 분들이 하나하나 다 친절하게 시중을 들어주고, 할아버지들이 와서 힘든 일은 한다. 우리를 서빙해준 할머니도 아주 친절하게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해주었지만, 일본어로 하니 내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태호는 역시 일본어를 잘 하니까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난 전혀 알 수 없어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이 료칸에 따로 온천이 마련되어있는데, 신기한 것은 남자여자 따로 되어있고, 노천탕은 같이 합쳐지는 원리다. 즉 남녀혼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남탕,여탕도 중간에 가로막이 있긴 하지만, 탕 자체는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좀 신기하다. 온천 이야기는 이 글 마지막에 더 하겠다.
온천욕을 다 마치고 방에 오니 오늘의 저녁식사가 마련되어있었다. 저녁과 아침이 포함된 패키지로 예약을 한 것인데, 태호 말로는 식사가 엄청 잘 나올 거란다. 일본에서 이 정도 식사 먹을려면 진짜 비싸다고 한다. 우리 나라 한정식에 비하면 양은 별로 안되지만, 그래도 다양하게 많은 것들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받구서 (나) |
맛있는 식사를 기다리며 (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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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었을까...
저녁을 다 먹고 나면 다시 와서 하나하나 다 치워서 가고 방을 청소한 다음에 잠을 잘 수 있게 침소를 마련해준다. 침대는 아니지만 정말 푹신하고 따뜻하게 해주어서 편안하게 잘 잔 것 같다.
직접 하나하나 만들어주는 침소
그림처럼 남탕과 여탕이 천으로 써있다. 특정 시간 (저녁 8시 ~ 9시)에는 이 두 탕의 위치가 바뀐댄다. 그 때는 여자 전용으로 노천탕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남자들은 그 때에는 못 들어간다. 사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혼탕이 조금 낯설기도 하겠지만, 이곳은 이 시간 이외에는 남자 여자 혼탕으로 존재하게 된다.
밤이 되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노천탕에 가서 따뜻한 온천욕을 하면서 근처에는 멋진 산과 하늘에는 아름다운 별들이 떠있으니 정말 편했다. 이곳에 있으니 그동안의 모든 피로가 다 풀어지고 오랫만에 편안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렇게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설마 여자가 진짜 올까 그랬는데, 우리가 들어올 때 본 커플이 들어오는 거다. 남자는 물론 남탕을 통해서 들어왔는데, 여자가 나올지는 몰랐는데, 여자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탕에 들어오는 거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색다른 문화를 경험해보니까 신기했다. 조금 있으니 다른 여자 한명은 부끄러운지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와서 물에 들어가 있었다. ( 다음날 아침에는 이 여자도 걸치지 않고 들어오던데 ^^ )
커플끼리 다정하게 온천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서 "저 별 무지 아름답지 않아~~" 이런 식의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난 일본어를 모르니 들리지 않았지만, 태호가 듣기로는 그랬다는데)...
나도 갑자기 여자친구 생각이 무지 많이 들었다. 멀리 떨어져서 오늘은 목소리도 못 듣고 이렇게 혼자서만 여행 와 있으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다음에는 꼭 같이 오리라 생각했다.
우리도 이렇게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도 편안하게 사랑 이야기를 나누리라고~~~